다케토리모노가타리(竹取物語)
- ilmunyon
- 2020년 12월 13일
- 5분 분량
9세기 말경의 성립으로 작자 미상이다. 가나문자로 기록되어 『겐지모노가타리』 안에서 “모노가타리의 조상인 다케토리노 오키나(物語のいできはじめの親なる竹取の翁)”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처럼, 헤이안 시대 최초의 모노가타리 문학이다. 전설적인 이야기를 기반으로 ‘가구야히메’를 둘러싼 귀족의 구혼 이야기가 작품의 축을 이루고 있다.

『다케토리모노가타리(竹取物語)』 나라에혼(奈良絵本) 龍谷大学 図書館所蔵
가구야히메에게 구혼하여 연이어 실패하는 귀공자들에게는 실제로 모델이 있었다고 전한다. 그들은 『니혼쇼키(日本書紀)』나 『쇼쿠니혼기(続日本紀)』의 덴무(天武), 지토(持統)조의 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는 최고의 귀족들로, 헤이안 시대 초기의 독자들은 모델의 실재 인물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중에서 교묘한 책략으로 가구야히메를 속이려고 하는 구라모치노 미코(くらもちの皇子)의 모델은 율령 제도를 확립하고 후지와라 씨 융성의 기초를 만든 후지와라노 후히토(藤原不比等)라고 전한다. 이 모델설이 사실이라면 『다케토리모노가타리』는 율령 정권으로부터 소외당한 지식인이 속세의 권력을 부정하고 정화된 이상향에 대한 염원을 가구야히메에게 맡겨 제작한 성인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1. 구성
1) 가구야히메의 성장
2) 다섯 명의 귀공자와 미카도(帝)의 구혼
3) 가구야히메의 승천
○ 가구야히메의 발견과 성장
いまはむかし、たけとりの翁といふものありけり。野山にまじりて竹をとりつつ、よろづのことにつかひけり。名をば、さぬきのみやつことなむいひける。その竹の中に、もと光る竹なむ一すぢありける。あやしがりて、寄りて見るに、筒の中光りたり。それを見れば、三寸ばかりなる人、いとうつくしうてゐたり。
翁いふやう、「我朝来ごと夕ごとに見る竹の中におはするにて知りぬ。子になりたまふべき人なめり」とて、手にうち入れて、家へ持ちて来ぬ。妻の嫗にあづけてやしなはす。うつくしきこと、かぎりなし。いとをさなければ、籠に入れてやしなふ。
지금으로 보면 이미 옛날 일이나, 다케토리노 오키나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산과 들로 들어가 대나무를 잘라 만 가지 일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름은 사누키노 미야쓰코라 하였다. 그 대나무 중에 밑동이 빛나는 대나무가 하나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다가가 보니 통 안이 빛나고 있다. 그 안을 보니 3촌 정도의 사람이 무척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기에 있다.
오키나(노인)가 말하기를 “내가 매일 아침 매일 저녁 보는 대나무 안에 계신 인연으로 당신을 알았습니다. 대나무 안에 계셨으니 익살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은 ‘こ(籠, 바구니)’가 아니라 ‘こ(子, 자식)’ 즉 내 자녀가 될 운명의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작아서 안지도 못하고 손바닥에 올려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내인 오우나(할머니)에게 맡겨 양육하게 했다. 그 사랑스러움이란 한이 없다. 무척 어리기 때문에 바구니에 넣어 키운다.
○ 달나라 사신의 강림
かかるほどに、宵うちすぎて、子の時ばかりに、家のあたり、昼の明さにも過ぎて、光りたり。望月の明さを十合せたるばかりにて、在る人の毛の穴さへ見ゆるほどなり。大空より、人、雲に乗りて下り来て、土より五尺ばかり上りたるほどに立ち連ねたり。内外なる人の心ども、物におそはるるやうにて、あひ戦はむ心もなかりけり。からうじて思ひ起こして、弓矢を取りたてむとすれども、手に力もなくなりて、痿えかがりたる、中に、心さかしき者、念じて射むとすれども、ほかざまへいきければ、荒れも戦はで、心地ただ痴れに痴れて、まもりあへり。
이것저것하고 있는 사이에 저녁도 지나 밤 12시 무렵이 되자 집 주위가 낮의 밝기 이상으로 밝게 빛났다. 보름달의 밝기를 열 합친 정도의 밝기로, 그곳에 있는 사람의 모공까지 보일 정도다. 하늘로부터 사람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땅에서 5척 정도 올라간 높이의 위치에 늘어섰다. 이것을 보고 집 안이나 밖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영적 존재에 엄습 당한 것처럼 되어 맞서 싸우려는 마음도 없어진 것이다. 간신히 정신을 차려 활시위를 메기려 해도 손에 힘도 없어져 몸이 축 늘어져 있는 중에, 마음이 굳센 자가 생각을 집중하여 활을 쏘려 하지만 화살은 다른 곳으로 빗나가 격렬하게 싸우는 일도 없이 마음이 그저 망연하여 서로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후지산’이라는 이름의 유래1)
かの奉る不死の薬壺に文具して御使に賜はす。勅使には、つきのいはがさといふ人を召して、駿河の国にあなる山の頂に持てつくべきよし仰せたまふ。峰にてすべきやう教へさせたまふ。御文、不死の薬の壷ならべて、火をつけて燃やすべきよし仰せたまふ。そのよしうけたまはりて、士どもあまた具して山へのぼりけるよりなむ、その山をば「ふじの山」とは名づけける。その煙、いまだ雲の中へ立ちのぼるとぞ、いひ伝へたる。
그 바친 불사약 단지에 편지를 첨부해 사자에게 건네셨다. 칙사로는 쓰키노 이와가사라는 사람을 불러 스루가노 구니에 있다고 하는 산의 꼭대기에 가지고 갈 것을 명하셨다. 그리고 봉우리에서 해야 할 방법을 교시하게 하셨다. 편지와 불사약이 든 단지를 나란히 놓고 불을 붙여 태워야 한다는 뜻을 말씀하셨다. 그 뜻을 받들어 많은 병사(士)들을 대동하고 산에 오른 일로부터 그 산을 ‘후지산’(富士山)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그 연기가 지금까지도 구름 속으로 피어오른다고 전해지고 있다.
2. 『다케토리모노가타리』의 특색
전승 설화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그 위에 한문 자료나 불전에 관한 지식을 가미하여 각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케토리노 오키나 전설’, ‘가구야히메 전설’ 외에 ‘처 얻기 다툼 설화’, ‘날개 옷 전설’ 등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 전설은 이후 민간전승으로 애독되어 각종 문장에 등장하고 있다. 또한 『다케토리모노가타리』는 실재 인물을 모델로 하여 그들을 풍자하는 희극적인 성격과 이별에 따른 비극성 그리고 정치적 성격을 결합하여 엮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히라가나 문장에 의해 창작된 최고(最古)의 모노가타리 작품으로 ‘모노가타리의 조상’이라고 불린다.
3. 구혼담의 난제
• 이시쓰쿠리노 미코(石作の皇子)
‘부처의 돌 사발(仏の御石の鉢)’
• 구라모치노 미코(くらもちの皇子)
‘동쪽 바다에 있는 봉래산의, 은을 뿌리로 하고 금을 줄기로 하고 백옥을 열매로 하고 있는 나무의 가지(東の海にある蓬莱の山の、銀を根とし、金を茎とし白玉のを実とする木の枝)’
• 아베노 우다이진(阿部の右大臣)
‘당토에 있는 불 쥐의 가죽옷(唐土にある火鼠の皮衣)’
• 오토모노 다이나곤(大伴の大納言)
‘용의 목에 오색으로 빛나는 구슬(竜の頚に五色に光る玉)’
• 이소노가미노 츄나곤(石上の中納言)
‘제비가 가진 안산 조개(燕の持つ子安貝)’ 4. 전체 줄거리 옛날, 다케토리노 오키나(대나무를 취하는 노인)가 대나무 안에서 밝게 빛나는 아름다운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이를 데려다가 노부부는 ‘가구야히메’라고 이름 붙여 소중하게 키운다. 3개월 만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가구야히메에게 많은 남성들이 구혼해 온다. 모두가 체념하고 최종적으로 5명이 남게 되었는데, 히메는 이시쓰쿠리노 미코(石作の皇子), 구라모치노 미코(くらもちの皇子) 등 5명에게 각각 난제를 부여해 성공하는 사람의 아내가 되기로 약속한다. 난제라 함은 불 쥐의 가죽옷, 용의 목의 구슬 등을 취하여 오라는 식의 황당한 이야기인데, 다섯 명의 귀공자들은 나름대로 궁리에 궁리를 더하여 일을 성사시키려고 갖가지 술책을 써 보지만 모두 실패하고 만다. 미카도(帝)도 가구야히메의 명성을 전해 듣고 접근해 오지만 부인으로 맞아들이는 데는 실패한다. 그 후 3년이 지난 어느 봄날부터 가구야히메는 달을 우러러보며 시름에 잠기는 일이 많아진다. 노부부는 걱정이 되어 이유를 묻지만 좀처럼 답변을 듣지 못한다. 그런데 8월 15일이 가까워 옴에 따라 히메의 시름과 눈물은 그 정도가 심해지고, 마침내 중추명월 밤에 사신들이 달세계로부터 자신을 맞으러 와서 자신은 달세계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이라는 사연을 털어놓는다. 오키나와 미카도는 병사를 동원해 달세계의 사신들로부터 가구야히메를 지키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여 가구야히메는 달세계로 승천해 간다. [네이버 지식백과] 『다케토리모노가타리(竹取物語)』 (일본문학사, 2013. 1. 18., 민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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