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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사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11세기 초, 무라사키 시키부에 의해 성립한 세계 최고(最古)의 근대적 소설. 당대의 이상적 남성상인 히카루겐지(光源氏)의 출생과 시련, 그리고 영화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많은 여성과의 다채로운 연애와 겐지 사후에 후세들이 경험하는 삶의 갈등을 그리고 있는 모노가타리 문학이다. 헤이안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아와레’문학의 백미라고 불리며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いづれの御時にか、女御、更衣あまたさぶらひたまひけるなかに、いとやむごとなき際にはあらぬが、すぐれて時めきたまふありけり。はじめより我はと思ひ上がりたまへる御かたがた、めざましきものにおとしめ嫉みたまふ。同じほど、それよし下らふの更衣たちは、ましてやすからず。朝夕の宮仕へにつけても、人の心をのみ動かし、恨みを負ふ積りにやありけむ、いとあつしくなりゆき、もの心細げに里がちなるを、いよいよあかずあはれなるものに思ぼして、······. 어느 덴노의 치세였던가. 뇨고1)·고이2) 많이 시중들고 계신 중에 그다지 고귀한 신분은 아니지만 아름다워 특별히 총애를 받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부터 ‘자신이야말로 사랑받을 만한 여자’라고 자부하고 계신 분들은 어이가 없다 하여 멸시하고 질투하신다. 같은 정도의 고이나 그보다 낮은 신분의 고이들은 더더욱 마음이 편치 않다. 아침저녁 미카도를 시중들 때마다 그녀들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여 원망을 받는 일이 쌓이고 쌓인 탓인가. 매우 병이 깊어져 가엾게 친정에 돌아가는 일이 잦아진 것을, 미카도는 점점 더할 나위 없이 그리운 사람으로 생각하셔, ······. 1.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 덴엔(天延) 원년(973)~초와(長和) 3년(1014) 헤이안 중기의 여류 문학자로, 『겐지모노가타리』 외에 『무라사키시키부닛키(紫式部日記)』와 가집 『무라사키시키부슈(紫式部集)』 등의 작품을 남겼다. 어릴 때부터 한문 서적과 불전, 음악 등을 배웠다. 997, 8년 무렵 후지와라노 노부타카(藤原宣孝)와 결혼하여 1녀를 얻지만 불과 2, 3년 사이에 남편과 사별한다. 『겐지모노가타리』는 남편과 사별한 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겐지모노가타리』로 작자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아 이치죠 덴노(一条天皇)의 중궁 쇼시(彰子)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 2. 내용 구성 전 5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게 정편과 속편으로 구분한다. 주인공 히카루겐지의 출생에서 연애, 영화, 만년에 이르는 일생을 다루고 있는 「기리쓰보(桐壷)」권에서 「구모가쿠레(雲隠)」권까지를 정편이라 하며, 겐지 사후의 이야기를 속편이라고 한다. 특히 속편 중에서 무대를 우지(宇治)로 옮겨 그의 자식 대인 가오루(薫)와 손자인 니오우미야(匂宮)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는 부분을 ‘우지 쥬죠(宇治十帖)’라고 한다. 그런데 정편을 다시 1, 2부로 나누어 전체를 3부로 구분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 제1부 「기리쓰보(桐壷)~후지노우라바(藤裏葉)」 히카루겐지가 고마노 소닌(高麗の相人)의 예언대로 쥰다이죠덴노(准太上天皇)에 올라 최고의 영화를 누리는 약 40년간의 시기로, 후지쓰보(藤壷) 중궁과 무라시키노 우에(紫の上)를 비롯하여 많은 여성과의 교섭이 그려지고 있다. 桐壷(きりつぼ)-帚木(ははきぎ)-空蝉(うつせみ)-夕顔(ゆうがお)-若紫(わかむらさき)-末摘花(すえつむはな)-紅葉賀(もみじのが)-花宴(はなのえん)-葵(あおい)-賢木(さかき)-花散里(はなちるさと)-須磨(すま)-明石(あかし)-澪標(みおつくし)-蓬生(よもぎう)-関屋(せきや)-絵合(えあわせ)-松風(まつかぜ)-薄雲(うすぐも)-朝顔(あさがお)-乙女(おとめ)-玉鬘(たまかずら)-初音(はつね)-胡蝶(こちょう)-蛍(ほたる)-常夏(とこなつ)-篝火(かがりび)-野分(のわき)-行幸(みゆき)-藤袴(ふじばかま)-真木柱(まきばしら)-梅枝(うめがえ)-藤裏葉(ふじのうらば). 33권




『겐지모노가타리』가시와기(柏木)권출처: 도쿠가와 미술관 겐지모노가타리 에마키


• 제2부 「와카나(若菜)~마보로시(幻) 또는 구모가쿠레(雲隠)」 부나 지위와는 관계없이 인간 내면의 고뇌를 중심으로 히카루겐지의 만년이 그려지고 있다. 「구모가쿠레」권은 권 명만 존재한다. 若菜上(わかなじょう)-若菜下(わかなげ)-柏木(かしわぎ)-横笛(よこぶえ)-鈴虫(すずむし)-夕霧(ゆうぎり)-御法(みのり)-幻(まぼろし)-*雲隠(くもがくれ). 일반적으로 「若菜」권을 상, 하로 나누어 8권으로 본다. • 제3부 「니오우미야(匂宮)~다케카와(竹河)」 포함 「하시히메(橋姫)~유메노우키하시(夢浮橋)」 교토를 떠나 우지를 무대로 히카루겐지의 후대인 가오루와 니오우미야, 그리고 우지의 하치노미야(八の宮)의 딸인 오이키미(大君)·나카노키미(中の君)·우키후네(浮舟)의 남녀관계가 그려지고 있다. 匂宮(におうみや)-紅梅(こうばい)-竹河(たけかわ)-橋姫(はしひめ)-椎本(すいがもと)-総角(あげまき)-早蕨(さわらび)-宿木(やどりぎ)-東屋(あずまや)-浮舟(うきふね)-蜻蛉(かごろう)-手習(てならい)-夢浮橋(ゆめのうきはし). 13권. 橋姫부터 夢浮橋까지를 우지 쥬죠(宇治十帖)라고 부른다. 3. 문학사적 평가 4백 자 원고지로 약 2,600장에 이르는 장편이다. 자연과 인간의 심리를 결합시켜, 헤이안 문학을 대표하는 이념인 ‘모노노아와레(もののあはれ)3)’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있으며, 가나 문장의 모범적인 문체를 완성시킨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일본 고전의 최고봉답게 이후의 일본 문학에 끼친 영향도 지대하며,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4. ‘오카시(をかし)’와 ‘아와레(あはれ)’ 헤이안 시대의 대표적 미의식에는 ‘오카시(をかし)’와 ‘아와레(あはれ)’가 있다. ‘아와레’는 깊은 공감과 우미한 정감을 말하며 『겐지모노가타리』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오카시’는 강한 흥미를 일으키는 미적 감각으로 세이 쇼나곤의 『마쿠라노소시』가 대표적이다. 줄거리 〇 제1부: 「기리쓰보(桐壷)-후지노우라바(藤裏葉)」 어느 분의 치세였던가. 뇨고(女御), 고이(更衣) 등 많은 여인들이 시중을 들고 계신 중에 그다지 고귀한 집안 출신은 아니지만 아름다워 미카도(帝)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사람이 있었다. 가문도 신분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한 고이가 미카도에게 특별히 사랑을 받아 구슬과 같이 아름다운 왕자를 낳지만 주위 여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아 죽고 만다. 용모와 재능은 출중했지만 후견인이 없는 왕자는 아버지 기리쓰보테이(桐壷帝)의 의도로 신하에 강등되어 사람들로부터 ‘히카루겐지(光源氏)’라고 불리게 된다. 당시 사신으로 와 있던 고마노소닌(高麗の相人)에게 관상을 보게 했는데 왕의 상을 하고 있다 하여 동궁 측과의 정쟁의 불씨가 될 것이 우려되어 신적으로 강하시킨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히카루겐지의 운명 또한 고마노소닌의 입을 통해서 예언되고 있다. 미카도는 죽은 고이의 영상을 찾아 선왕의 왕녀 후지쓰보(藤壷)를 후궁으로 맞아들이고, 겐지는 어머니와 닮았다고 하는 후지쓰보를 사모하여 이윽고 사랑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다. 성인식과 동시에 당시의 사다이진(左大臣)의 딸 아오이노우에(葵の上)와 결혼하고, 처남인 도노츄죠(頭中将)를 비롯한 당대의 젊은 귀족들의 여성론에 촉발되어 중류 귀족 계급의 여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결국 한 늙은 지방관의 후처인 우쓰세미(空蝉)와 얽히게 되고, 출신도 모르는 유가오(夕顔, 실제로는 도노츄죠의 연인)와 관계를 맺어 그녀의 죽음을 목전에서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꿈을 꾸듯 만났던 후지쓰보와의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겐지는 어느 날 가지기도(加持祈禱)를 위해 산사를 찾았다가 후지쓰보의 조카인 소녀 와카무라사키(若紫)를 발견하여 약탈과도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후지쓰보는 왕자를 낳아 중궁이 되지만 태어난 왕자는 실제로는 겐지와의 사이에서 생긴 비밀의 자식이었다. 왕자에게 쏟는 미카도의 애정을 볼 때마다 겐지와 후지쓰보는 함께 떨며 두려워했다. 겐지의 여성 편력은 심화된다. 죽은 히타치노미야(常陸の宮)의 딸인 스에쓰무하나(末摘花)와 만나 그 추한 외모에 실망하고, 궁정의 노녀와 노닥거리다 도노츄죠에게 발견되는 등 광적인 청춘의 나날을 보낸다. 스무 살이 되던 봄날 궁중의 남전(南殿)에서 꽃 연회가 행해지던 밤 예기치 않게 겐지는 당시의 우다이진(右大臣)의 딸 오보로즈키요(朧月夜)와 관계를 맺게 된다. 오보로즈키요는 겐지와 정적관계에 있는 현 동궁(東宮)의 어머니 고키덴노뇨고(弘徽殿の女御)의 여동생이다. 마침내 기리쓰보테이가 양위하고 고키덴노뇨고가 낳은 새로운 미카도 스자쿠(朱雀)가 즉위하여 우다이진 쪽 우세의 정치적 계절을 맞이한다. 사이인(斎院)4)의 목욕재계가 있던 날 겐지의 애인이었던 죽은 전 동궁의 미망인인 로쿠죠노미야슨도코로(六条の御息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겐지의 화려하고 멋진 모습을 보러 온 임신 중인 아오이노우에의 수행원들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한 후 생령(生霊)이 되어 아오이노우에를 괴롭힌다. 결국 아오이노우에는 사내아이 유기리(夕霧)를 출산하고 절명한다. 여자의 강한 애집에 지친 겐지는 아직 어린 무라사키노우에(紫の上)와 베개를 함께하고 새로운 사랑을 발견해 간다. 미야슨도코로도 또한 남자와의 사랑에 지쳐 사이구(斎宮)5)가 된 딸과 함께 이세로 떠난다. 그해 겨울 아버지 상황이 죽고 이듬해 오보로즈키요는 나이시노카미(尚侍)가 되어 입궁하고, 후지쓰보는 계속해서 애정을 갈구하는 겐지를 피하여 출가해 버린다. 우다이진 쪽 권세에 눌려 겐지의 장인인 사다이진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겐지 쪽 사람들의 승진도 멈춘다. 이듬해 여름휴가를 얻어 친정에 머물고 있던 나이시노카미와의 밀회가 우다이진에게 발각되고, 고기덴노뇨고는 여러 가지 계략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의지할 곳을 모두 잃은 겐지는 스스로 물러나 스마(須磨)의 해변에서 유배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아카시(明石)에 사는 몰락 귀족 아카시노뉴도(明石の入道)의 딸인 아카시노키미와 결혼한다. 이후 우다이진이 죽고 고기덴노뇨고가 병상에 눕게 됨에 따라 소환의 어명이 내려져 마침내 중앙 정계에 복귀한 겐지는 곤다이나곤(権大納言)에 임명되어 역경을 벗어나 영화의 길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게 된다. 스자쿠인이 퇴위하여 레이제이(冷泉)가 즉위하자 겐지는 나이다이진(內大臣)이 된다. 미야슨도코로는 딸인 사이구와 함께 귀경하는데, 딸의 뒷일을 겐지에게 맡기고 생을 마감한다. 겐지는 영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후지쓰보와 모의하여 전 사이구를 레이제이의 부인으로 입궁시킨다. 우메쓰보노뇨고(梅壷の女御) 훗날의 아키코노무츄구(秋好中宮)이다. 여아를 출산한 아카시노키미(明石の君)는 상경은 했지만 자신의 미천한 신분을 꺼려 조용히 오이(大堰)의 산장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그곳을 방문한 겐지의 요청에 따라 딸을 무라사키노우에의 양녀로 보내기로 하고 자신은 유모가 되어 함께 들어간다. 후지쓰보와 다죠다이진(太政大臣, 이전의 사다이진)이 연이어 죽고 레이제이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경악하여 겐지에게 양위하려고까지 하지만 겐지는 고사하여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죠다이진이 된 겐지는 로쿠죠인(六条院)의 대저택에 이제까지 관계를 맺었던 많은 여인들을 불러 모아 호화스런 취미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간다. 자식인 유기리는 성인식을 치른 후 대학에 들어가고 어릴 적부터 사랑하는 관계였던 구모이노카리(雲井雁)와는 잠시 그녀의 아버지 나이다이진(예전의 도노츄죠)의 정치적인 의도 때문에 혼인하지 못한 상태로 있다. 그 무렵 유가오의 남겨진 딸 다마카즈라(玉鬘)가 기구한 청춘의 나날을 보낸 쓰쿠시(筑紫)에서 상경하여 로쿠죠인에 기거하게 된다. 양부가 된 겐지는 다마카즈라에게서 죽은 유가오의 모습을 찾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은 다마카즈라의 많은 구혼자들을 모아 다양한 풍류를 즐긴다. 세월이 흘러 겐지의 나이 39세. 다마카즈라는 이윽고 친아버지인 나이다이진(內大臣)과 재회하고, 풍류를 모르는 저돌적인 성격의 히게쿠로노다이쇼(鬚黒の大将)와 결혼한다. 겐지의 아들 유기리는 구모이노카리와의 사랑을 성취한다. 그리고 아카시노히메기미가 동궁(東宮)의 부인으로 입궁하고, 나이다이진은 다죠다이진, 겐지는 쥰다이죠덴노(準太上天皇)가 되어 영화는 최고조에 달한다. 〇 제2부: 「와카나(若菜上)-마보로시(幻)」 겐지 40세의 봄. 병에 시달리던 스자쿠인(朱雀院)은 출가를 결심하지만 후견인이 없는 딸 온나산노미야(女三宮)의 장래를 걱정하며 갈등한다. 정월, 겐지의 40세를 축하하는 연회가 다방면에서 준비된다. 2월, 출가한 스자쿠인은 겐지에게 후사를 맡기고 딸 온나산노미야(女三の宮)가 로쿠죠인에 강가(降嫁)해 온다. 어딘가 부족한 성격의 미야지만 그 높은 신분 때문에 아오이노우에가 없는 지금 겐지의 정처이다. 무라사키노우에는 한 발짝 물러서서 질투심을 억누르려고 하지만 겐지에 대한 불신은 더해 갈 뿐이었다. 이듬해 아카시노뇨고(明石の女御)는 왕자(후의 동궁)를 낳고 겐지의 영화는 한층 견고함을 더하지만 조화를 자랑하던 로쿠죠인은 이미 내부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온나산노미야에게 예전부터 마음을 기울이고 있던 가시와기(柏木)는 로쿠죠인에서 행해진 게마리(蹴鞠)6)가 한창인 때 예기치 않게 미야를 엿보고는 한층 더 강한 정념에 사로잡힌다. 세월이 흘러 레이제이가 양위하고 긴죠(今上)의 치세가 된다. 가시와기의 아버지인 다죠다이진이 사임하고 다마카즈라의 남편 히게쿠로노우다이진(髭黒の右大臣)이 관백(関白, 덴노를 보좌하여 정무를 집행하던 중직)이 된다. 가시와기는 온나산노미야의 이복자매인 오치바노미야(落葉の宮)와 결혼했지만 온나산노미야에 대한 연모의 정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고, 무라사키노우에가 병상에 누워 겐지가 그 간호에 여념이 없는 틈을 타 하룻밤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결국 미야는 가시와기의 자식을 잉태하고 겐지는 사건의 진상을 알고, 후지쓰보와의 밀사를 회상하며 죄의 응보에 전율한다. 미야는 가오루(薫)라 불리는 남자아이를 출산한 후 출가하고 가시와기는 겐지를 두려워하여 스스로 멸절을 구하듯 죽어 간다. 화려했던 로쿠죠인에도 서서히 적막이 드리워져 간다. 미망인이 된 오치바노미야를 조문하는 가시와기의 친구이자 겐지의 아들인 유기리는 언제부턴가 미야에 대한 사모의 정이 마음을 지배하게 되고, 마침내 미야와 결혼하여 자택으로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겐지는 벌써 51세. 무라사키노우에는 병이 위중해져 재차 출가를 소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화경 천부의 공양으로 내세로의 염원을 담아 가을 8월 세상을 떠난다. 혼자 남겨진 겐지는 돌아오는 계절과 더불어 상심이 깊어지고 출가 준비를 시작한다. 이렇게 하여 정편 히카루겐지의 생애를 다룬 이야기는 끝이 난다. 권 명만이 전해지며 원래부터 본문이 없는 「구모가쿠레(雲隠)」권에서 죽음이 암시되어 있다. 〇 제3부 「니오우미야(匂宮)-유메노우키하시(夢浮橋)」 겐지 사후의 후일담이 「니오우미야(匂宮)」, 「고바이(紅梅)」, 「다케카와(竹河)」 세 첩에 그려지고, 이야기의 흐름은 잠시 정체를 보이지만 이윽고 「하시히메(橋姫)」 이하 우지쥬죠(宇治十帖)의 이야기로 전개되어 간다. 궁정을 중심으로 한 교토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무대를 우지가와(宇治川) 근방으로 옮겨 간다. 그곳에는 겐지의 이복동생인 하치노미야(八の宮)가 재속(在俗)의 상태로 불도에 정진하며 두 딸과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출생에 관련된 어두운 그림자를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가오루츄죠(薫る中将, 이후에 츄나곤(中納言), 다이쇼(大将))는 궁정에서의 신분과 승진을 약속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도에 마음을 기울인다. 그러던 어느 날 하치노미야의 삶에 매료되어 우지를 방문하게 되는데, 언제부턴가 미야의 큰딸인 오이키미(大君)를 사모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치노미야는 이전부터 계획한 대로 뒷일을 가오루츄나곤에게 맡기고 산사에 은거하며 생을 마쳤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읜 오이키미(大君)는 이미 젊지 않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오히려 동생인 나카노키미(中の君)를 츄나곤과 맺어 주려고 염원하지만 그것을 안 츄나곤은 아카시츄구(明石中宮)가 낳은 니오우미야(匂う宮)를 우지로 불러 나카노키미와의 관계를 주선하여 결혼시킨다. 낙담한 오이키미는 설상가상으로 니오우미야와 우다이진 유기리의 딸의 결혼 사실을 듣고 남성에 대한 불신과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시름하다가 병을 얻어 츄나곤의 간병을 받으며 죽어 간다. 니오우미야는 나카노키미를 교토로 맞아들이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은 나카노키미에게 가오루츄나곤의 마음이 움직여 간다. 이 같은 츄나곤의 마음에 당황하는 나카노키미는 그 무렵 히타치(常陸)에서 상경한 이복동생 우키후네(浮舟)를 츄나곤에게 소개한다. 츄나곤은 마지못해 긴죠(今上) 덴노의 딸인 온나니노미야(女二の宮)와 결혼해 있었지만 오이키미를 꼭 빼닮은 우키후네를 보고 격렬하게 마음이 이끌린다. 나카노키미의 처소에 몸을 맡기고 있던 우키후네는 니오우미야에게 발견되어 구애를 받아 산조(三条)에 숨어 지내던 것을 츄나곤이 알아내어 마침내 우지에 옮겨 와 산다. 니오우미야 또한 우지의 우키후네를 찾아내어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츄나곤의 성실함과 니오우미야의 정열 사이에서 처신할 도리를 찾을 수 없던 우키후네는 생각다 못해 우지가와(宇治川)에 몸을 던지려 결심하고 행방을 감춘다.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우키후네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니오우미야는 광란하고 츄나곤은 깊은 회한에 빠진다. 우지가와 부근에서 의식을 잃었던 우키후네는 요카와노소즈(橫川の僧都)에게 구조되어 소즈의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오노(小野)의 두메에서 살게 된다. 그곳에는 교토와 우지에서 있었던 남녀의 애집을 떨쳐 버리려고 부처를 섬기고 독경에 힘쓰는 우키후네의 모습이 있었다. 그렇지만 우키후네의 소식은 뜻하지 않게 소즈로부터 아카시노츄구에게 그리고 츄구로부터 츄나곤에게 전해져 사정을 알게 된 츄나곤은 우키후네의 이복동생인 고키미(小君)를 시켜 편지를 보내지만 우키후네는 상대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력에 모든 것을 맡기고 여기서 끝이 난다. [네이버 지식백과]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일본문학사, 2013. 1. 18., 민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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