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사문화
- ilmunyon
- 2021년 7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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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사 습관 일본의 전통적인 식사 습관은 조식과 석식 2회였으나 메이지시대 이후 19세기 말에 이르러 하루 3회로 정착되었다.

이 무렵의 식사 방식은 가족이 모두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장이나 연장자가 먼저 젓가락을 들면 '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 :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먹는 것이었다. 이것은 가족이 공동체임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1940년대까지 대단히 엄격하게 지켜졌다. 식사 용구로는 전통적으로 상류계급에서는 다리가 달린 밥상이 사용되었고, 일반 가정에서는 개개인에게 정해진 네모난 상을 사용했다. 그리고 메이지시대에 들어서는 도시의 가정에서 밥상 대신 식탁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식사 분배는 주부의 몫으로, 이러한 주부의 역할을 '주걱권'이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남존여비의 규범이 강하다고 하는 일본에서 주부의 자리는 의외로 강력한 면이 있었다. 이것은 남자가 식사와 같은 집안일에 간섭하는 것은 격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팽배해, 가정 내에서의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은 주부가 맡게 된 것이다.
특히 상인집의 주부는 가계의 경제뿐만 아니라 고용인 관리나 가까운 사람들과의 교제를 책임지는 등 그 실질적인 지위는 상당히 높았다. 식사 시 가장(家長)의 자리는 가장 상석이었으며, 나머지 가족들도 각각의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이는 가부장적 권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뿐만 아니라 연회에서도 상석과 하석이 구분되어 있었는데, 이는 사회 질서를 상징하는 것으로, 전쟁 전까지 엄격히 지켜져 왔다.
이러한 식사 습관은 식사 내용이 근대화된 메이지시대에 들어서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쇼시대(大正時代, たいしょうじだい)와 쇼와시대(昭和時代, しょうわじだい)에 걸쳐 도시가 발달하고 핵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가정에도 시민 사회적인 양상이 차츰 침투해, 가족제도는 남아 있으나 실질적인 의미를 잃어갔다. 특히 전후, 이러한 식사 습관은 크게 붕괴되었고, 특히 뉴 패밀리라고 하는 신세대의 출현으로 명맥이 끊어지기에 이르렀다.
2) 외식 에도시대에 먹기 시작했던 니기리즈시(にぎり鮨)는 당시 일종의 패스트푸드였다. 예전 일본에는 손님이 왔을 경우 배달해서 먹거나 특별한 날에 먹는 고급요리였으나, 최근에는 회전초밥이 붐을 일으켜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일본의 외식문화는 에도시대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메이지시대에까지 이어졌다. 특히 도쿄(東京)나 오사카(大阪)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했는데, 그 중 가장 간편한 것이 포장마차나 소점포의 메밀국수 가게, 간이식당류였다. 또한 다방에서도 싸고 간편한 떡 등이 요깃거리로 나와 고용인이나 기술자, 하급무사, 여행자 등이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이용했다. 이것이 메이지시대에 들어 학생과 군인, 노동자 등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샐러리맨의 도시락 대용으로 애용되었고, 또한 여행자의 증가로 한층 번창했다. 외식을 위한 전문요리점은 에도시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로 소바(메밀국수)·덴푸라(튀김)·오뎅(어묵)·스시(초밥)·우나기(뱀장어) 등의 저렴한 요리점이었는데, 이것들이 점차 고급화되어 접대·향연용의 음식점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메이지시대 이후에는 쇠고기전골, 서양요리, 중화요리, 활어요리, 향토요리, 두부나 게와 같은 특정 요리 전문점도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연회 등은 요릿집이라 불렸던 고급요정에 기생이 출현하면서 이용자층도 상류층으로 제한되어 갔다.


바로 만든 뜨거운 밥과 반찬을 제공하는 도시락은 값도 저렴하고 맛도 있어서 회사원들의 점심식사나 독신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호카벤(ホカ弁)은 따끈따끈한 도시락이라는 의미로 이런 어구가 들어간 체인점이 많다
1920년대 들어 도시의 대중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음식점이 급격히 발달하게 되었다. 이들은 서양식 구조를 도입하고 청결한 요리와 정가표시 등을 했으며, 도시인의 기호에 맞게 일식, 중식, 양식의 메뉴를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신설된 백화점에도 같은 종류의 식당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외식 수요자는 더욱 늘어났고, 식사 이외에 연극, 영화, 쇼핑 등 식사에 편승된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일반 대중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카레라이스, 하이라이스, 돈가스, 크로켓 등 일식화된 양식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런치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식사와 반찬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일식을 서양화한 것이 런치였는데, 여기에는 연극 막간에 먹을 수 있는 찬합요리와 마쿠노우치 도시락(幕の内弁当)이 있었다. 그 후 어린이런치, 중화런치, 일식런치도 생겨났다. 이 마쿠노우치 도시락은 일식요리점의 메뉴에도 추가되었는데, 특히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에키벤(駅弁, えきべん : 역에서 파는 도시락)1)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1920년대 중반에는 술과 여자가 나오는 카페가 등장했다. 이것은 이름 그대로 커피숍 이었는데, 후에 술과 여급의 서비스가 부가되면서 오히려 이것이 본류가 되었다.
요리점 수와 종업원 수 (2004년)
일반식당74,618528,226
일본요리점42,031363,162
서양요리점28,896290,657
중국요리점60,942366,838
불고기집(동양요리)20,997166,832
그 밖의 식당7,25061,148
소바·우동 집34,639209,529
초밥집34,877217,679
커피숍83,676314,959
햄버거 점5,014129,382
오코노미야키 집19,59662,784
기타7,12766,109
일본 총무성 통계국 2004년 서비스업 기본 조사
전시하에서 쇠퇴의 길을 걸은 외식산업은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스낵(スナック)2)이다. 소규모 점포로 운영된 스낵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벼운 식사나 음료수를 제공하고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여유 있는 학생과 젊은 노동자들을 끌어들였다. 패스트푸드점(즉석요리점)도 이때 생겨났다. 스낵보다 싸고 간편하게 식사를 제공한 패스트푸드점은 통근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역 주변에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편, 전후 서민 생활이 넉넉해지고, 마이홈주의3)가 확대됨에 따라 가족 단위의 외식이 늘어나 고급레스토랑이나 대중식당의 소비가 증대되었다. 또한 레스토랑의 고급스러움과 대중식당의 저렴함을 동시에 추구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크게 늘어났으며,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의 드라이브인4)이 근교에 많이 생겨났다. 이후 일본 경제의 거품시대와 붕괴를 거쳐 일본의 외식산업은 큰 변모를 보였다. 1991년에 84만 6,000점으로 절정을 맞은 음식점 수는 2006년에 72만 4,000점으로 감소했다. 그 기간에 술집 등은 증가했고 커피숍과 스시점은 감소했다. 이것은 소규모 개인경영의 영업점은 도태되고 대규모 체인점 형식의 영업점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또한 거품붕괴 후의 디플레이션 경제 속에서 일본 국민들의 소비 억제로 인해 저가격 메뉴와 저가격 식당이 늘어났다. 2006년의 외식산업 매상고 순위를 보면 1위 일본 맥도날드 2위 스카이락 3위 도시락체인인 홋카홋카데이 총본부 순으로 되어 있고 매상액은 약 4,415억 엔, 2,813억 엔, 1,930억 엔이다. 일본의 외식업계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까지 저가격화가 진행되어 왔는데, 식재료, 인건비, 임대료 등의 비용증가에 의해 경영의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분산화와 다양화하는 소비에 대한 대응이 주요 생존 전략으로 될 것으로 보여진다.
3) 연회

일본의 연회는 지역공동체의 제사와 관련해 신에게 음식을 바치는 동시에 혈연, 지연이 모여 음식을 먹는, 즉 신과 사람이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연회가 열리는 것은 관혼상제나 연중행사 때로, 이때에 한해서 평상시에 쓰이지 않는 술과, 생선 등의 많은 반찬이 제공된다. 또한 보통 때의 밥과는 다른 떡, 경단, 우동 등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연회 때 특별한 음식을 많이 준비하는 것은 하레(ハレ)와 게(ケ)즉, 특별한 날과 평상시의 음식을 명확하게 구분한다는 의미였다.
서민에게는 일상이 가혹한 노동이고 더욱이 변변치 못한 식사의 연속이므로 연회 때에는 마음껏 욕구를 충족시켜, 평소의 고생과 억압되었던 마음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폭음 폭식을 할 정도로 음식을 먹고, 누구나 함께 술을 마실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레와 게는 서민생활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술 Best 18
1위맥주(ビール)
2위과실주(果実酒, かじつしゅ)
3위소주(焼酎, しょうちゅう)
4위청주(清酒, せいしゅ)
5위와인(ワイン)
6위발포주(発泡酒, はっぽうしゅ)
7위칵테일(カクテル)
8위사와(サワ)
9위위스키(ウイスキー)
10위스파클링 와인(スパークリングワイン)
11위브랜디(ブランデー)
12위진(ジン)
13위아와모리(泡盛, あわもり)
14위소흥주(紹興酒, しょうこうしゅ)
15위보드카(ウォッカ)
16위탁주(どぶろく)
17위럼주(ラム)
18위셰리(스페인산 백포도주)(シェリー)『日本人の好きなもの』
(NHK出版生活人新書. 2008)

그러나 일본 경제가 고도성장을 달성한 오늘날, 일본인의 식사에서 하레와 게의 구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되었다. 쌀밥과 생선, 술, 고기 등 예전에는 하레의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지금은 매일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매일의 식사가 하레의 식사가 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고, 하레의 식사는 정월의 오세치요리(お節料理)등에 그 자취가 남아 있을 뿐이다.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가 붕괴하고 지역과의 유대가 사라져 개인과 가정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이 되었기 때문에 지역사회나 혈연의 모임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현대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가정 안에서도 식구들이 한 사람씩 별도의 식사를 하는 이른바 고식현상(孤食現象)마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현대 일본만의 현상인 것인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일본의 식사문화 (사진 통계와 함께 읽는 일본 일본인 일본문화, 2011. 9. 5., 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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