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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례문화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2020.01.22 10:23 입력 | 2020.01.22 10:42 수정


인간은 하나님의 섭리로 이 세상에 태어나고 반드시 죽기 마련이다. 인간의 무한성을 인정하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고하는 장례는 인류가 출현한 이후 먼 옛날부터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행하여져 왔다. 그런데 장례방식은 나라와 문화, 습관, 자연환경에 따라 다른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교이다.

일본의 장례는 종교에 따라 여러 가지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부분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불교식 장례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은 테라우케(寺請)제도이다. 테라우케 제도는 에도막부 시대에 종교를 통제하는 제도로 시작됐다. 일본에 처음 로마 가톨릭이 전파된 때는 1549년이었는데 당시 예수회 선교사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비롯한 서양의 선교사들은 일본의 여러 다이묘(大名:에도시대 쌀 160만 킬로그램을 수확할 수 있는 토지를 막부로부터 부여 받은 권력 무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선교 활동을 했다.


▲일반적인 불교 장례식 제단 모습 그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조총과 같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힘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결과 16세기 일본은 가톨릭에 귀의한 일본인들이 많이 늘었고, 이들을 키리시탄이라고 했다. 하지만 키리시탄 다이묘의 세력이 점차 확대되자 에도막부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불교나 신도와 마찰을 빚는다는구실로 로마 가톨릭의 포교를 금지하고 키리시탄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 중에 하나로 백성들에게 각자 하나의 절을 선택하여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등록하여 자신이 키리시탄이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강요한 제도가 테라우케(寺請)제도다. 테라우케 제도가 있기 전의 장례는 마을 자체에서 상부상조하는 장례 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테라우케 제도가 도입된 후에는 등록한 절의 승려가 장례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후 테라우케 제도에 의한 불교식 장례는 일본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장례로 정착되었고, 불교는 장례로 인한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게 되었다.

▲기독교식 장례식 모습

일본에서는 사망 후 입관, 전야제(通夜), 영결식, 화장, 납골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2014년 Urban Funes라는 일본의 장례사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어떤 종교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가에 대해 불교 77.5%, 무종교 17.8%, 신도 2.4%, 기독교 0.9%, 기타 1.4%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람이 사망하면 과도한 조문은 받지 않고, 법률 규정에 의거하여 유해를 24시간 이상 보관하고 간단한 의식을 행한 후 곧바로 화장을 하는 직접장례(直隷)가 많이 치러지고 있다. 그 이유는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면 절에서 계명(戒名)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계명이란 계율을 지키겠다고 약속을 한 자가 받게 되는 이름인데 일본에서는 사후 성불한다는 사상에 의해 고인에게 계명을 받게 하는 풍습이 있다.

▲기독교(일본성공회 동경교구) 공동 묘지

하지만 진술한 바와 같이 불교식 장례가 안정적 수입원이 되고 나서 계명을 받기 위해서는 적게는 20만 엔부터 상한은 없다. 좋은 계명은 절에서 부르는 대로 바쳐야 한다. 계명을 비롯한 장례비용, 납골까지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또한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정년 은퇴 후 사회생활의 기간이 줄어들게 되었고, 그로 인해 활발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조문객도 줄어들게 되었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화장(火葬)을 한다.

▲일반적인 불교 신자의 묘지

섬나라이기 때문에 시신을 매장하기에는 땅이 좁고 불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화장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리고 메이지 유신 이후 화장을 법률로 정했다. 그러나 일본 왕실과 이슬람교 등 일부 종교를 위해 특례로 매장을 하기도 한다. 일본의 묘지에 가보면 한국과 같은 봉분은 없고 비석이 있다. 비석 아래에 유골을 넣어 보관하고 고인의 기일이나 오봉(お盆: 한국의 추석과 같은 날)에는 묘지에서 향을 피우고 비석을 씻고 닦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독교 장례문화에 관해 서술하고자 한다. 일본의 기독교 인구는 총인구의 약 1%이다. 약 100만 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진술한 ‘어떤 종교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루는가’에서 기독교가 0.9%라는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기독교의 경우 사망 후 입관, 전야제(通夜), 영결식, 화장, 납골이라는 일반적인 형태와 다를 바 없지만, 목회를 통해 다른 종교보다는 관계를 깊게 유지한다. 교파마다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신자가 위독한 경우에는 심방을 하고 마지막 임종까지 지켜본다. 임종 후 기도를 드리고 장례절차를 상의한다. 그리고 입관 예배, 전야제(通夜), 영결식(고별예배), 화장, 납골 그리고 기일을 맞이하거나 추석 때에 추모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분향을 하지만 기독교에서 헌화로 대체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그 ‘슬픔’의 깊이는 ‘사랑’과 비례할 것이다. 일본의 종교(컬트)집단도 이때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역 앞에서 손금을 봐준다고 접근하여 손금을 보니 선조의 영혼이 저세상에서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에 영감이 깃든 물건을 사거나 다액(多額)의 헌금을 강요하고 경우에 따라 430대 위의 선조의 영혼을 구제하고 해온(解怨)해야 한다고 종교사기를 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장례를 준비할 때는 고인에 대한 마음으로 종교(컬트) 단체가 부르는 대로 종교의식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하고 고액의 감사헌금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다.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합당한 거처를 준비하고 계실 것이다. 그 놀라운 주님의 섭리를 느끼고 하늘나라의 희망을 준비하고 기도하는 그때를 인간의 욕망으로 가로채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조직적으로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활동하는 종교(컬트)집단에 대한 경각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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